< 2022년 2월 07일 >
30대 백수, 주식 폭락하고 폭식을 일삼다
여전히 이불속 아침잠은 달콤하다
나는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전기기사 실기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푹 쉬고오니 머리도 맑고 공부도 잘돼
긴 개뿔..
잠와 죽겠고 집중도 안된다
나는 뒤로 자빠져있다가 실적 발표한
주식이 생각이 나서 확인해 보았다
레디 플레이어 원이라는 영화를 보고
괜히 메타버스에 꽂혀서 페이스북 주식을
크게 담았는데..
한 시간 정도 열이 뻗치다가 겨우 진정했다
전기기사를 다시 공부하며
하루에 수십 번 때려치울까 생각했지만
인생 모르니 보험으로 따기로 했다
시간은 없지만 천천히 공부했다
이렇게 한 주동안은 다시 적응하느라 힘들었고
주가 폭락에 이어 내 몸도 폭식을 원했다
배가 고파 오랜만에 삼치를
구워 먹기로 했다
마트에서 50% 할인하는 부대찌개
밀키트와 눈이 맞아 데려왔다
나는 백수인지라 사람들이 없는 시간에
마트에 장보러가는걸 좋아한다
조용해서 좋고 할인하는 품목이 많다
할인하는 거만 눈독 들여보는 습관이 생겼다
나는 생선중에 삼치가
젤 부드럽고 살이 많아 좋다
고소한 게 맛도 참 좋다
이날은 된장찌개가 너무 먹고 싶었다
쌀 뜰 물이 없어 맹물로 했지만
솔직히 차이는 모르겠다
차돌박이 된장찌개가 먹고 싶었지만
백수인 나는 차돌박이는
사치라 합리화하며
맛있는 두부와 표고버섯 애호박으로
죠지기로 했다
신기하게 칼질을 할때는
아무 생각이 없어져서 좋다
군대에서 처음 칼질할때
손가락이 많이 베였었는데
역시 사람은 다치고 깨진만큼 성장하는 것 같다
근데 탕수육 튀기던 날
화상 입은 건 정말 끔찍했다
다행히 지금은 흉터가
아주 이쁘게 나았다
나는 전문 요리사가 아니라
그냥 감으로 요리를 한다
된장찌개는 보통 쌀뜰물에
멸치 다시다를 우려내고
된장과 고추장을 3:1로 섞고
다진 마늘은 한 숟갈 넣는다
여기에 감칠맛을 원하면
쇠고기다시다를 좀 넣어도 좋다
그 다음엔 넣고 싶은 재료를
때려 넣고 끓이면 된다
남은 애호박으로 애호박 계란 무침을 해 먹기로 했다
예쁘게 잘 부치려면 부침가루나
전분가루로 해야 부침 옷이 예쁠 텐데
재료도 없고 귀찮아서 나는 계란만으로 한다
거의 애호박을 구워먹는 수준이었지만
중간중간 계란물을 얹어주면
나름 계란 옷이 입혀진다
그리고 나는 칼칼한게 좋아서
된장찌개에 청양고추를 꼭 넣는다
찍으면서도 군침이 돌았다
피날레로 허세용 파슬리를 뿌려준다
한 끼 식사 완성!
보드라운 계란과 촉촉한
애호박의 고소함이 참 맛있다
그리고 씹다보면 애호박의 물을
양념장의 짭짤함으로 잡아준다
따뜻한 흰쌀밥에 얼큰한 된장찌개는 정말 맛있었다
이 날 야식으로 남은
표고버섯으로 라면을 끓여먹었다
공부를 마치고 집에 오면
밤 11시가 넘는데 너무 출출하다
뱃살과 턱살이 흐르는걸 알면서도
나는 라면을 끓인다
원래 시험기간에는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줘야 한다
1년 내내 시험기간인게 함정이다
나에게는 2가지 라면 원칙이 있다
1. 면은 꼬들하게 끓이고 먹으면서 익힐 것
2. 물양은 적게 하고 부족하면 뜨거운 물을 부어줄 것
야심한 시간 배고플때 먹는 라면의 첫 입은
마치 사랑하는 그녀와 처음으로
손길이 닿았을때의 설렘이랄까..
나는 아마 라면에 미친놈이 분명하다
그렇게 여러 차례의 면치기와 밥을 말아먹으니
나의 식욕이 겨우 진정되었다
다음날 점심에 나는
고등어 조림을 해 먹기로 했다
여자 친구가 잠옷에 음식이 튄다고
공주풍의 핑크색 앞치마를 입었다
썩 나쁘지 않았다
나는 생계형 요리라서 내 입맛에 맞춘다
이런 내 음식을 고맙게도 여자 친구는 잘 먹어준다
그렇게 점식을 맛있게 먹고
저녁에는 메밀국수와
간식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 하였다
나는 돼지새끼인가보다.. ㅠㅠ
2022년 02월 07일
유튜브 :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 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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