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웃제의, 지랄같은 전직장 사수 썰
오랜만에 걸려온 한통의 전화
그전 직장에서 개발팀에 계시던 부장님이셨다
부장님은 내게 자신의 팀에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 말씀하시며
경력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하셨다
정말 의외면서 기분이 내심 좋았다
그런데 사실 그 회사를 다시 가고 싶다고 보단
내 미래의 불확실함에
그냥 다시 회사를 다녀야 하나 란 생각과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고
그 월급맛이 그리웠다
하지만 시험이 끝나면
나만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던 나는
정말 감사드린단 말과 함께 정중히 거절드렸다
하지만 전화를 끊고 멍하니 앉아있던 나는
순간 망설이게 되는 나를 보게 되었고
이런 내 모습을 보며
나에 대한 확신을 더 심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건 바로 내가 생각중인 일을
하루빨리 시도하고
그에 따른 피드백을
느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기사시험 때문에 발목이 잡혀
아직도 독서실에 있는 내가
조금은 답답했다
그렇게 통화를 마치면서 부장님께서는
다시 한번 고민을 해보고 연락을 달라하셨다
정말 감사합니다 부장님
그리고 이건 내 자랑처럼 들릴 수 있으나
나는 퇴사 후 1년이 된 지금까지
3번의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
첫 번째는 내가 퇴사하자마자
관리하던 협력업체 대표님께서
스카우트 제의를 해주셨는데
서울에서 거주할 공간도
마련해주신다 하셨지만
정중히 거절드렸다
두 번째는 날 많이 아껴주시던
오래 함께 일한 팀장님께서
동기였던 영업팀 팀장님께서
나를 많이 아쉬워하신다면서
영업팀으로 일할 생각이 있으면
다리를 놔주시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전기기사 필기시험이 코앞이었고
가구 회사에서 영업을 조금 해봤던 나는
고민 끝에 정중히 거절드렸다
3번째가 어제 걸려온 개발팀 부장님의
스카우트 전화였다
나는 내가 회사에서
일을 잘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나를 다시 찾아주신다는 분이
계신다는 게 정말 감사드리고
그래도 내가 회사생활을
그렇게 못한건 아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다른건 몰라도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난 늘 성실하게 일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배우려고 했다
또한 나는 오가다 만나던
선배님들께 늘 밝게 인사드리고
예의를 갖추었다
이런 행동들이 아마도 사원이었던 나를
좋게 비춰준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저번 영상에서 말했지만
독서실 알바비를 삭감하기로 했는데
월급날 독서사장님께서
따로 연락을 주시며
우기 씨는 열심히 잘해줘서 감사하다 하시며
30만 원을 그대로 주셨다
서운할뻔했던 마음이 누그러졌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노예 올림-
스카우트 제의와 독서실 월급을 계기로
나는 생각했다
어딜 가나 내 자리에서
묵묵히 내 할 일을 잘 해내고
성실하게 하다보면
결국 누군가가 이런 내 모습을 언젠가는
알아봐 주신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야망이 있다면
실력을 키우고 상사에게 아부도 하고
일할 때 여우짓도 필요한 것 같다
그런 놈은 결국 잘된다
그렇지만 나는 여우보단
말 잘 듣는 개가 아니었을까
아 그리고 재밌는 소식이 들렸다
내가 입사하자마자
그렇게 퇴사를 마렵게 만든
내 사수가
남들 다 해주는 진급에
본인만 혼자 누락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그분은 참 지금 생각해도 회사에서
안 잘린 게 신기한 분이다
내가 입사한지 3주 정도 되었을 때인가
일요일에 나와 내 동기를 호출하여
본인 집의 이사를 시켰다
둘이서 소파와 냉장고를
엘리베이터도 없는 계단으로
들고 나르며
이른 아침부터 컴컴한 저녁까지
땀을 뻘뻘 흘렸다
동기와 나는
뒤에서 이건 아닌 것 같다 하면서도
그에게 밉보이지 않기 위해
둘다 허리가 부러져라 일했다
그날의 노동비로는 탕수육에 깐풍기
자장면이었다
이왕 시작한 거
그의 뒷담을 시작해보자면
그는 망나니 이미지로
본사에까지 유명인사였는데
그의 사원일때 일화다
공장 자체에서 처음으로 시행한 워크숍에서
술이 만땅 취했던 그는
모든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과 나이가 같은 상사와
자신보다 어린 상사에게
반말을 시작으로
욕을 하고 싸움을 걸었다
결국 이를 보시던 모 부장님께
라면이 조금 남아있던 양은 냄비로
뚝배기를 처맞고 술자리는 일단락이 되었다
그렇게 그 워크샵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군대로 치면 일병인 대리 직급 주제에
늘 주식과 웹툰만 보고 앉아있고
일도 못하고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았다
그리고 남 뒷담화를 밥 먹듯이 하고
눈치도 없고 지각은 다반수에 술 먹고
회사를 안나온적도 몇 번 있다
게다가 상사의 지시에
본인이 마음이 안드면
다들 보는 앞에서 버릇없이 대들기도 했다
한번은 술이 덜 깬 채로
오전 근무를 시작하며
책상에 엎드려 있던 그에게
팀장님께서는 참다 못해 일어나라고
고함을 치셨다
순간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 아 씨발 " 이라고 했다
난 그 현장을 바로 눈 앞에서 직관했다
안 잘린 게 신기한 양반이다
난 이사람을 보면서
혹시 회장님의 숨겨둔 서자라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
더 심한것들도 많지만 각설하고
그런 그를 볼때마다
참 열심히 최선을 다한 사람과
저렇게 남에게 피해주고 불성실한 사람이
같은 처우를 받는다는게
현타가 많이 왔지만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라고
나는 그냥 속으로 삭혔다
그가 원래 양아치 기질도 있으나
그에게 더러운 버릇들을 따라
배우게 만든 건
그가 입사 당시 팀장이었던
나의 첫 팀장이었다
나는 그 팀장을 정수리라 불렀다
왜냐하면 내 바로 왼쪽편에서 나를
바라보는 자리에 계셨는데
업무 시간에 조용하다 싶어 쳐다보면
고개를 떨구고 졸고 계셨다
그 때문에 나는
궁금하지도 알고 싶지도 않은
그의 정수리 건강상태를 늘 체크할 수 있었다
늦은 나이에 입사했던 내 사수는
그 팀장한테 엄청 시달렸다고 한다
참고로 그 정수리 팀장도 참 별나신 분이셨다
업무시간에 늘 한자공부를 하시고
머리를 자르고 오시거나
발마사지를 받고 오셨다
그리고 자신의 야간 대학 리포트
피피티를 내게 만들라고 시키셨고
동기한테는 자기 아들 성적에 맞춰
대학 리스트를 뽑으라고 시켰다
이번엔 그 팀장에 대한 한 일화를 말하자면
입사 4개월 햇병아리인 나에게
협력업체 불량 검사를 위해
함께 출장을 가자고 하시더니
나 혼자 덩그러니 업체에 보내 놓고
본인은 그 지역에 사는 친구들과
얼큰하게 술을 마시고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대량 불량이 나서
당황한 햇병아리인 나는
팀장님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보고하니
오후 2시에 자다 일어난 목소리로
그런거 하나 처리 못하냐고 핀잔을 주고
자신을 태우러 오라 하였다
나는 개빡침을 참아가며 그를 태우러 갔고
눈앞에 마주한 그는
메기 마냥 초췌한 얼굴에
술냄새가 진동하였다
나는 저런 개망나니도 팀장이라고
약국에서 술 깨는 약을 처먹이며
업체로 데려갔다
운전을 하던 중 토가 하고 싶다던 그는
길가에 세워 등을 두들겨 달랬다
나는 고맙게도 존나 패고 싶던 참이라
등을 쎄게 후려쳤다
그렇게 이상한 팀장 밑에서 자란
이상한 대리였던 것이다
안 그래도 입사하자마자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우기씨 그 사람들 밑에서
이제 고생길 시작이다 어떡하냐
란 말이였다
처음에 주변 선배들의 알 수 없는 위로가
단 입사 3개월만에 모두 이해되었다
열심히 뒷담화를 하다 보니
추억이 새록새록하다
사실 내 기억도 미화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사수 진급 누란 소식에
쌤통이란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났지만
마지막엔 이상한 측은지심도 들었다
사람의 뇌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들을 미화한다고 한다
지금은 그렇게 밉고 피곤했던 그가
꼭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나름 마주보고 웃고 지낸 기억도 있었고
나 또한 그에게 좋은 후배가
아니었을 수 있단 생각에
이젠 그를 너무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대리님
진급 못하신거 너무 속상하겠지만
이제 좀 성실히 일하면서
근태관리도 잘하시고
상사들한ㅌ 개기지 말고
좀 인정받으면서 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1년은 대리님하고
출장도 참 많이 다니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나눴잖아요
아무튼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나는 사수의 진급 누락 말고도
실력은 없으면서 폭언과
인신모독을 즐긴 사람들이
결국 좌천되고 유배당했다는
얘기를 들으며
결국 인생은
자업자득, 인과응보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뿌린대로 거두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남을 미워하고
음해하지도 말고
상처를 받더라도 그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똑같이 옮기지 말고
그냥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리고 혹시나 마음의 여유가 된다면
윗사람에겐 존경을 표하고
착실한 후배들에겐 따뜻한 한마디 해주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의 온정을 베풀다 보면
아주 멀리 내다보면 내 자신에게도
좋은 결과로 돌아오지 않을까?
나는 앞으로 더욱더 나답게 살아가자
라고 또 한번 다짐할 수 있었다
여러분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불가피하다시피
일과 사람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실거고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빌런이
되어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로부터
너무 상처받지 마시고
자신 속에 있는 그 따뜻한 마음을
부디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각자의 걱정과 고민거리에서
치열하게 싸우느라
고생 많으셨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가정하에
조금 더 이기적으로 자신을 위해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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