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 물고기의 씩씩함으로 나도..!
오늘 마트에 양파를 샀다가
잠시 물멍을 때리러 갔다
알록달록 다양한 색깔의 예쁜 물고기들이
가족들과 함께 헤엄치는데
그 사이로 혼자만 덩그라니 헤엄치는
아주 평범하고
조금은 쓸쓸해 보이는
한 녀석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녀석을 유심히 보니
눈이 한쪽 밖에 없는
외눈박이 물고기였다
태어날때부터 그랬던건지
헤엄을 치다 크게 다친건진 알수 없었지만
한쪽뿐인 눈으로
전혀 소심한 내색없이
화려한 물고기들 사이로
조심스럽지만
꿋꿋이 헤엄치는 녀석을 보며
참 씩씩한 녀석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분명 녀석은 다른 물고기들에 비해
시야는 불편했겠지만
하나뿐인 눈으로 남들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부분까지
더 세심하게 바라보고
늘 조심스럽게
자신을 지켜오면서
아주 단단하게 성장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에 비해선
평범하고 조금은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꿋꿋이 자산의 조재감을 뽐내듯
열심히 헤엄치는 녀석을 보며
나는 왠지 모를 이상한 동질감이 느껴져
한참을 응원하듯 바라보았고
내 눈엔 저 외눈박이 물고기가
가장 아름답게 빛나 보였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결핍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게 물질적인 결핍을 수도
정신적인 결핍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인간은 신기하게도
자신이 가진 장점은
평생을 모를 수도 있지만
결핍은 너무나도 잘안다
심지어 지나칠 정도로
신경쓰며 살기까지 한다
그래서인지 타인의 우월한 부분들은
늘 부각되어 보이고
가끔씩은 부럽기도 하다
그런데 거기에 자꾸 집착하게 되면
남들과 자신을 점점 비교하게 되어
자존감마저 떨어지게 된다
결국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삶은
행복이라는 놈의 뒷꽁무늬만
졸졸 쫓아다니는
바보같은 삶일 뿐이다
그리고 내가 현실적으로
이룰 수 있는 부러움이라면
앉은 자리에서 부러워만 할게 아니라
남들보다 10배 100배는 더 성취하려고
노력을 해야하는것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룰 수 없는 부러움이라면
현실 가능한 선에서
나만의 행복에
포커스를 맞추면 된다고 생각한다
옛 어른들의 말씀에
사람 사는게 다 비슷비슷하다라는 말이
살다보니 어느정도 맞는 것 같다
그건 삶의 환경이나
조건이 같다는 뜻이 아니라
부자도 평범한 사람도 가난한 사람도
각자 나름의 고민이 늘 존재한다
부자라고해서
고민의 깊이가 얕은 것도 아니고
가난하다고해서
그 고민이 정말 최악인 것도 아니다
우리가 부러워하고
선망하던 성공한 연예인
대기업이나 공무원
그리고 예체능 유명인사까지
남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결국 스스로 세상을 떠나기도 한다..
반면 60세가 넘어서도
산에서 무거운 짐을 나르고
몸이 불편한 아내와 장애를
가진 자식을 뒀지만
불평 불만 없이 형편이 어려워도
힘든 사람들을 위해 꾸준히 기부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어르신도 존재한다
결론은
화려하고 멋진 삶도
속을 들쳐보면 우리가 알 수 없는 고민과
힘듦이 존재할 수 있으니
자존감을 낮추면서까지
타인과 비교하지 않았으면 한다
얘기를 하다보니
20대 후반 취업준비를
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신혼부부였던 누나집에 염치도 없이
얹혀 살았는데
나는 내 자신을 너무도 잘알기에
독하게 취업준비를 하자는 마음으로
모든 지인들과 연락을 차단하고
아르바이트와 취업준비만 했었다
자발적 왕따를 자처했던 것이였다
정말 외로웠지만
그것보다 나를 더욱 힘들게 만든건
가끔씩 들려오는
친구들의 앞선 성공과
나와는 비교도 안되는
호화로운 생활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일하던 카페에
손님으로 오시던 또래 직장인들의
즐거운 티타임을 지켜보는 일이었다
나는 미련하게도..
나 혼자만 뒤처지면 어쩌지
나는 이렇게 열심히해도 왜 늘 부족한걸까
내가 이렇게 하고 있는게
과연 잘하고 있는게 맞는걸까
이런 생각들에 휩싸여
항상 불안했었고
일어나지도 않을 미래의
일들까지 걱정했었다
타지에서 친구도 없이
오갈데 없던 나는
가끔 누나와 매형이
걱정할까 싶어
밤 늦게까지 혼자 집 그너를 서성이며
나의 걱정과 고민을 누그러트리거ㅗ
나서야 집에 들어가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까지
나를 힘들고 외롭게 만들지 않았어도
됐을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때의 나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남들의 앞선 성공에 초조해 하지도
불안해 하지도 마
지금 힘든것들 결국은 다 지나갈테니까
너무 마음 아파하지도 말고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면 결국 잘될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꼭 한번 안아주고 싶다
아마도 누구에게나
그런 시절들이 있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지금도 가끔씩 생각한다
32살의 내가 과연
아직 이러고 있어도
괜찮은걸까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
하지만 나는 결국 시간이 흘러
지금의 내가 20대의 나를 위로 했듯이
미래의 나는 아마도
지금의 내게
참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와 함께
따뜻하게 꼬옥 안아주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그러니 나는 오늘 만난 외눈박이
물고기 녀석처럼
비록 평범하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타인의 성공에
내 자신을 초라하게 만드는
그런 어리석은 짓은 그만 하고
나만의 여정을 위해
유유히 그리고 아주 열심히
헤엄쳐보려 한다
물론 거센 파도와
커다란 암초에 부딪혀
포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끝까지
지치지 않고 이겨낸다면
어쩌면 나도 언젠가
가장 아름답고 눈부신
나만의 빛을 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기대해본다
우린 모두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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